대학 미식축구는 부산대 천하다. 장원석(38) 감독이 이끄는 부산대가 충북 옥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4회 전국대학미식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경북대를 7-0으로 꺾었다.
최근 5년 동안 무려 네 번째 우승이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우승한 뒤 지난해 준결승에서 한양대에 패했지만 올해 다시 최강 자리를 되찾았다.

　부산대는 3쿼터에 쿼터백 박보성(22)이 터치다운에 성공했고, 엑스트라 포인트까지 얻어내 승리했다.
부산대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김치볼 출전권도 따냈다. 김치볼은 대학과 실업 우승팀이 겨루는
미식축구 왕중왕전이다. 미식축구는 1945년 광복 후 대한미식축구협회가 창립되며 시작됐다.
62년 최초로 대학 대회가 생겼다.

　부산대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8강에서 대구한의대를 33-0으로 대파했고,
준결승에서 고려대를 43-30으로 눌렀다. 결승에서도 경북대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부산대는
전통의 강호답게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2006년 부임해 부산대를 최강으로 조련한 장 감독은 “올해 빠진 선수가 많아 전력이 떨어졌지만
정신력과 조직력으로 극복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내기 위해 집중한 것이
우승 비결이다”고 말했다.

　이날 옥천종합운동장에는 미식축구팬 200여 명이 모였다. 한파를 잊은 뜨거운 열기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유인선 대한미식축구협회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으로 처음 지방에서 대학 대회 결승을 치렀다.
이를 계기로 미식축구 불모지인 충청도에도 저변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옥천=김민규 기자(중앙일보)
사진=이상목(경북대 88학번)